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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d dream展  김다인
   Head dream - Kim da in

 ■ 2012. 8. 3 ~ 9. 3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은 상황에 놓였을 때에도 자신의 표정을 지우고 훈육된 사회적 표정을 지어야한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개인의 표정이라는 것도 다양한 사회적 욕망이 뒤엉켜 표출된 것이므로 결코 고유한 표정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예술가가 훈육되고 일반화된 표정을 그린다는 것은 문제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전형성에 대한 거부는 여전히 예술가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김다인의 작품에 등장하는 반복적인 얼굴은 규범화된 ‘사회적 표정’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는 것도 그르지 않다.   


     


(먼저 밝혀두자면)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영국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비교적 자유롭고 관대한 사회적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았고 그 문화에 스며들어 지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시절을 보내는 동안 자신이 내비친 표정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깊은 좌절과 폭력을 경험했다. 결국 그녀가 순간순간 취해야만 하는 일련의 사회적 매너에서 ‘표정’은 결국 억압의 기제라고 느꼈을 것이다. 가령, 교수님 앞의 착한학생의 얼굴, 자본가에게 종속되는 관계에서 지을 수 있는 표정,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착한 딸의 얼굴 등 개인의 감정을 배제한 얼굴을 체화하고 연출해야만 했다. 이렇듯, 사회가 요구하는 얼굴을 적극적으로 연출해야만 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작품 속 얼굴들은 애초부터 표정이라는 것을 찾을 수가 없다.   
 

                             


2009년 첫 개인전 <under the skin>의 페인팅 시리즈에서는 비늘과 같아 보이는 껍데기속에 상체가 반쯤 드러나 있는 표정 없는 여자들이 나뒹굴고 있다. 작품속 여자의 얼굴은 온전하지 못한 형태로 몇 개의 가면조각이 부자연스럽게 만나 하나의 얼굴을 만든 듯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 음울한 색감과 더불어 여자의 불안전한 포즈로 인해 분명 수동적 자아의 모습을 일차적으로 재구성 했던 것이리라 추측된다. 하지만 2011년의 드로잉 작품들은 무표정의 얼굴이 수십 개로 증식하는 형상으로 바뀌었는데 이리저리 뜀박질 하는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얼굴몸체를 작품에서 마주하게 되면 개인의 얼굴은 이미 하나일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듯하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얼굴/가면의 모습의 변화됨을 알 수 있다.  

 
    


이번 <head dream> 전시에서 얼굴은 두 가지 방식으로 드러난다. 첫번째 사진작업으로 진행된 <head diary>는 다양한 가면들이 공공장소라는 견고한 요새를 침투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제스츄어로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평범한 풍경을 왜곡하여 느껴지게 한다. 작가가 직접 제작하고 연출한 가면 ‘head’는 작품 속에서 단순히 그녀의 얼굴을 지워버리는 것 이상으로 그녀의 몸 전체로 확장된다. 익명의 인물이 된 그녀는 자유롭고 이질적인 행동을 기염 없이 취하기도 하고 일상을 만끽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또한 그녀는 타인들에게도 가면을 씌워 익명의 인물로 재탄생시키는데 학생들 앞에서, 지하철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head는 ‘감정 이입될 수 없는’ 얼굴들로 마주한다. 결국 식별불가능한 표정은 사회적 매너에 대해 조롱을 하는 것일지 모른다. 
 

      
 

두 번째 <head drawing>시리즈는 ‘감정 이입되지 않은’ 얼굴들이 다양한 드로잉 패턴 속에 잠식하며, 끊임없는 반복의 과정에서 생산된 것을 알 수 있다. 경쾌하지만 때로는 강박적으로 느껴지는 드로잉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얼굴은 단지 기계적으로 증식된 패턴으로 보일 수 있는 한계도 있다. 물론 드로잉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때만 이것이 얼굴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작가의 ‘head'는 속절없이 수동적인 패턴으로 무한반복을 일삼다가도 다른 사회적 연출에 투입되어 능동적인 자세로 연출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작가가 생산한 'head'로써 우리가 마주하는 얼굴과 실체는 분리되어 있을 것이라는 대립적 관계로 읽을 것인지 혹은 애시 당초 얼굴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도 사회적 관계망에서 다양한 얼굴은 연출되어야만 하고 우리는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고유한 정체성이라는 존립상태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에 서게 되기도 한다. 당신은 어떤 얼굴을 욕망하는가? 수동적으로 연출 해야만 하는가? 그대의 무수한 얼굴들에게 안녕을 빈다.


                                                                                                         글_ 김은경
 
 

   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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