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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들어진 기억 공간展  박자용  
     Songe et mémoire du lieu - Park ja yong

 ■ 2012. 9. 19 ~ 10. 20


 
        
 

 

박자용의 공간미학 : 진실과 착각의 틈새

글: 철학박사 김승호

 

박자용은 미술에서 공간의 문제를 진실과 착각의 틈새로 풀어낸다. 그리하여 그녀는 현대미술이 선사한 문화공간과 미술공간의 은밀한 관계를 탐닉하는 작가이자, 이 공간문제는 재현의 논리, 시각의 논리, 매체의 논리로 가시화되어 해독의 폭이 넓어진다. 공간미학이 다변화되어 가는 국제무대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박자용의 노정은 그렇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


 

그녀는 실재적이자 비현실적인 공간미술을 사진매체로 풀어냈지만, 작가는 실재의 건축공간에 조형요소를 첨가한 작품으로 동시대의 낯설음에 자리했고 변형사진이 미술이 되었다는 현대미술의 전통에 다시금 복귀한다. 여러 차례의 국내외 전시에도 불구하고 진실과 착각의 연관관계는 비평과 언론에서 침묵되어 의아스럽다.

2012년 초가을 박자용은 그녀의 고향인 부산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근간의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이 아니라 설치작품도 함께 새롭게 선보인다. 실재와 꿈이 어우러진 이번 부산전시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을 것이다. 음악과 무용이 동반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간이미지를 연출하는 방식이 다소간 변했고 사진 속의 기억(작가에 따르면 저장 공간)이 변신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두 개의 과제가 동시에 탄생했다.

삼차원적으로 기억된 이미지와 변모하는 창작과정이 상호간 조우하여 두툼해지는 의미의 층을 살펴보는 것과, 그리고 이번전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라는 이중적인 과제가 부가됐다. 공간이미지를 사진과 건축으로 풀어내는 청년작가의 미적 전략이겠지만, 그녀는 이 전략으로 보편적인 비평의 과제를 넘어서라고 요구하고 관객에게 어디에다 우선권을 부여할지 스스로 판단하라고 넘겨준다.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대화방식이 그다지 새롭진 않을 것이다.

박자용은 사람이 없고 깔끔한 건축공간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조형공간으로 변형시킨다. 그리하여 삼차원의 세계에 이차원적인 평면이 첨가되어 관람자의 시선은 외부공간에서 내부공간으로 그리고 내부공간에서 실내공간으로 넘나든다. 생경한 건축풍경이 탄생하여 실재적이자 공상적인, 현실적이자 무의식적인, 자연적이자 문화적인, 건축적이자 회화적인 세계가 계류된 상태에 놓인다. 긴장이 아니라 그렇다고 보완관계도 아닌 서로가 존재하여 빚어진 기억공간은 그렇기 때문에 쓸쓸하면서 평온하고, 냉정하면서 차분하고, 삭막하지만 은은하고, 절제되었지만 단아하고, 진지하면서 고즈넉함이 충만하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모호한 사진 속의 형상들이 생명력을 획득하지만, 모호한 공간성은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래 동안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박자용은 이번에 선보인 작품에서 하나가 아니라 서로가 공존하는 틈새의 미적 원리를 서구의 시각적 논리로 가시화했고, 사진과 설치는 서구의 재현과 시각의 변증법적 논리에 예속된다. 더 쉽게 말하면, 그녀는 정신분석학에서 아직 남아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실험했고, 사진의 정면성을 서구의 건축적인 이미지로 파헤쳤다. 전시장에서 기억공간과 낮선공간이 교차하는 것이 경험케 되고, 이미지의 구성법은 관조자의 시선을 화면 속으로 유도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작품과 대질하게 된다.


 

프랑스와 한국을 넘나드는 작가의 노정이 아니라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식이 작품의 존재방식이라는 화두가 강조된다. 그리하여 박자용의 작품은 관객의 참여와 판단에 따라 의미의 층이 수시로 변하지만, 이 변신으로 진실과 착각의 틈새는 생명력을 획득한다. 분석하고 파헤칠수록 의미의 층이 깊어지는 전시이자 흥미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작품이다.

박자용은 개념적이자 공간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미적 틈새는 관조의 한계와 더불어 프랑스현대미술의 경계문제도 내포한 부산전시에서 관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이유가 되었다.


 


 

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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