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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주 영 / Moon Juyoung

2019 05 31 ~ 2019 06 28

멀리서 온 편지 / A Letter From Afar



■크리틱 

작품에 대하여

 

 서현석(작가/비평.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

 

작가 문주영의 작품 앞에 서는 것은 시간의 질감을 마주함이다. 겹겹이 덫칠된 동그라미의 층들을 시선이 관통하기 시작하면, 상상은 작가가 감내했을 시간의 중층을 불러낸다. 바로 이 종이 앞에서 얼마나 많은 하얀 밤들이 이 자국의 겹들을 이뤄냈을지. 포개진 형상들은 시치미를 떼고 거대하고 규칙적인 패턴이 되어 있으나, 이는 성실하고 다소곳한 노동의 흔적임이 역력하다. 아니 수행이랄까. 상상은 일률적인 패턴 속에 숨어 있을 다채로운 마음의 굴곡들까지 불러들인다. 그 어떤 생의 파장들이 이 자국들로 이어진 것일까.

삶 속의 어떤 지친 시간들이 견고한 수행의 시간을 생겨나게 했던 걸까. 작가의 시간을 상상하기 시작하는 순간 또다른 시간이 발생한다. 관람자의 시간. 그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종이의 표면을 매개로 겹쳐진다. 종이 위의 동그라미들처럼 그린 자와 보는 자와의 교류를 성립시키는 어떤 매개적인 힘을 단어 하나로 말한다면 시간이다. 두 시간은 물론 만나지 않는다. 종이를 사이에 두고 엇갈린다. 종이는 잔혹하게도 만남을 주선함과 동시에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환기시킨다. 자국은 나로부터 먼 세계로부터의 파장이다. 내가 동참하지 못하는 시간. 먼 하늘의 별이 그러하듯 그의 시간은 철저히도 나와 무관하다. 자국들이 만들어진 적막한 산사에 나의 상상이 미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그의 시간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기만이다. 종이 표면에 도사리는 하나의 절대적 진실이 있다면, 나의 시간으로 그의 시간을 유추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의 시간을 상상할 수 있을지라도 상상은 도리어 나를 고립시키며, 그의 시간 또한 나의 시간에 대해 무지하다. 그림과 나 사이에 교감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불가능을 전제로 하는 허구의 드라마. 내가 이 드라마에 동요되기에는 그와 나 사이의 절대적인 시간이 지나칠 정도로 무념하다. 냉담하다. 이 불가능한 장력은 회화라는 틀 안으로 들어오면 급속히 쇠퇴한다. 그러기에 어쩌면 미술관은 그의 시간과 만나기 위한 적절한 장소가 아닐지도 모른다. ‘미술은 이 불가능한 시간의 중첩을 말할 수 있는 적절한 언어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만큼 문주영의 그림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대한 재고를 청원한다. 그 충실함은 차라리 기도에 가깝다고나 할까. 혹은, 사진 길고긴 시간에 의해 빛의 자국을 간직하게 된 초기 사진이야말로 작가 문주영이 행한 시간의 비밀을 내품고 있을지 모른다. 발터 베냐민이 말했던 광학적 자라남이랄까. 이미지의 표면을 향한 대상의 내면적 확장. 그래서 만들어지는 끈끈한 장력은 관람자의 공모를 종용한다. ‘제의적 가치는 그렇게 자라난다. 그렇다면 작가 문주영은 초기 사진이 대신 감내해주던 시간의 거친 질감을 몸으로 짊어지는 셈이다. 매체로부터 노동을 다시 몸으로 회복하는 제의랄까. 겹겹이 광학을 대신하는 몸의 행위가 시간에 걸쳐 자국으로 남긴 것은 물론 사물의 윤곽이 아니라 그를 넘어선 어떤 특질이다. 마음을 동요시키는 자연의 파동. 그를 가리킬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있다면, ‘심상이랄까.

그린 이는 말한다. 이 작은 동그란 자국들은 실제 눈물방울과 같은 크기다. 어쩌면 그는 절망의 시대에 모두가 필요로 하는 정서적 제의를 대행해주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약속이자 주술로서 실행된다. 상상 속의 적막한 산사에서.

눈물 같은 중층의 자국들은 냉담을 정제해내기 위해 그토록 긴 시간을 감내해냈나보다. 작가 문주영의 작품 앞에 서는 것은 시간의 냉담한 질감을 마주함이다.  




■ 전시장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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