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Current
Past
Upcoming

 
 Floating Light-Red, 2010, Acrylic, Feather, LED Light, 230x420x100cm(H+L+D)



부유하는 빛의 피부와 그 심연

하원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 대칭(symmetry)을 들 수 있다. 그것은 작품에 내재하는 공간과 겉으로 드러난 형태에 있어서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그렇기도 하지만 실재와 그것이 투영된 거울을 활용한 작품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이 지닌 이러한 구조는 그것이 놓일 장소에 대한 연구로부터 비롯한 것이므로 장소특정성(site-specificity) 역시 그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베이징에서 작업했고, 우연찮게 같은 시기에 그곳에 체류했던 나는 그가 작업하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투명 아크릴판에 구멍을 내고 오리의 깃털을 그것에 끼워 부착하는 과정을 볼 때만 하더라도 나로서는 그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투명 아크릴판이란 물질이 예술작품의 재료로서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지닐 수 있을까 하는 의문 속에서 그것이 단지 깃털의 숲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지지체에 불과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은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으로서 제 역할을 담당했다. 즉 켜켜이 세워놓은 이 투명판의 피부는 깃털로 뒤덮여 있으며 그 가운데 부분이 볼록하게 융기된 반면 이 작품과 조응하며 맞은편에 설치된 작품은 가운데 부분이 오목하게 비어있다. 이 두 구조물을 끼워 맞추면 어느 한 부분도 폐기하지 않은 완전한 장방형의 판이 되는 것이다.

대칭구조는 비단 형태에서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깃털을 조밀하게 붙여놓은 것과 맞은편의 매끈하고 투명한 표면에 일정한 모듈로 빼곡하게 부착한 둥근 투명아크릴 봉의 대조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비록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히 붙였으나 깃털이 환기하는 부드러움이 안온함, 평화로움, 비상(飛翔) 등을 연상시킨다면 딱딱한 플라스틱 물질을 기하학적인 규칙에 따라 부착한 것은 구조적이고 미니멀한 질서에 대해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반복적인 구성형식이나 재료에 있어서 비인격적이고 건조하다고 할 만큼 기본적으로 차가운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 냉정한 절제를 완화하며 작품을 유기적인 것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깃털이자 작품내부로부터 발산되는 빛이다. 이 빛은 투명한 아크릴판의 벽면을 투과하기 때문에 주변으로 침투, 확산, 간섭하며 개별 작품을 단일한 것으로 규정하지 않고 전체 속의 부분으로 이끈다. 즉 깃털이 있는 작품의 붉은 빛과 맞은편의 아크릴 봉이 부착된 작품의 푸른빛은 각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주변공간을 빛의 제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빛은 시간이 흐르면서 교차하기 때문에 각자 고유한 영역을 점유한다기보다 공간을 물들이는 일종의 부드러운 침입자이자 또한 두 작품 사이를 소통시키는 무형의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빛의 상호교환과 침투는 그의 작품이 지닌 미니멀 구조를 자기완결적인 형태로 내버려두지 않고 공간 속의 한 부분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으므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보조적 장치라기보다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침투와 매개가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공간을 빛으로 물들이는 것 이상으로 작품을 공간 속에 부유하게 만든다 것에 있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작품이 허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가 왜 이 전시의 주제이자 표제로서 ‘부유하는 빛’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빛의 파장을 통해 전시공간 자체를 무중력공간과도 같은 것으로 만들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결정과 선택은 물론 전시공간이 지닌 물리적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 전시공간은 관람자들의 시선이 오직 작품에만 집중하도록 벽면은 물론 천장에서 바닥까지 흰색으로 칠해진 상태이다. 그래서 중력의 법칙에 따라 발이 지면에 닿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자들은 경계가 흐릿한 공간에 서있는 것과 같은 착시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 사실에 착안한 작가는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빛의 파동에 의해 잠시 존재의 무게까지 잊어버리고 특별한 공간에 들어선 듯한 지각현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앞에서 그의 작품이 장소특정적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거울효과를 이용한 영상작업이다. 이 작품은 벽에 부착한 거울의 각도를 서로 엇비슷하게 설치하고 그 전면에서 프로젝터로부터 투사된 영상이 거울에 반사되도록 의도한 것이다. 프로젝터로부터 투사되는 영상은 파도를 촬영한 것이지만 서로 다른 각도로 설치된 거울에 반사되면서 구체적인 이미지는 해체되고 큰 반점과도 같은 빛의 덩어리들이 공간 속에 일렁거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치 수면 아래에서 빛의 반사를 경험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투명하면서 비정형적인 빛의 덩어리들이 서로 교차하거나 간섭하면서 빛이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현상을 보노라면 나의 몸은 이미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아득함에 의해 포위당해 있다. 여기에서 유동하는 빛에 침잠된 나의 존재마저 해체시키고 있다. 이 공간 속에서 우리는 빛이란 비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거즈와도 같은 피부조직을 가진 것은 아닐까 하는 야릇한 환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하원의 이번 작업은 견고하며 자기규정적(self-defined)인 형태를 만들기보다 유동적이며 장소특정적인 공간연출을 통해 우리의 지각체계 속으로 파고드는 것에 그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판에 전사된 파도의 이미지가 맞은편 거울에 투영되며 마치 하나의 영상으로 연결된 것과 같은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 그 거울 속에 나타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거울은 마치 나르키소스를 유혹하여 파멸시킨 연못의 수면과도 같은 것이다. 나의 존재가 이렇듯 해체되는 경험은 일렁이는 빛의 파동에 포위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여기에서 나는 작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그것을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먹이가 된다. 유동하는 빛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나를 소멸시키는 침묵의 나락이자 나를 낯선 세계로 빠져들게 유혹한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지 그렇게 지각하고 있을 뿐 빛이 활동을 멈추는 순간 나는 심연이나 터널로부터 빠져나왔을 때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현실로 회구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을 빛이 걸어놓은 최면으로 빠져드는 마술적 공간이라 불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무중력상태와도 같은 낯선 공간과 현실이란 두 대척지점의 사이에서 우리의 의식이 긴장과 이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끄는 장치이자 시각적 사이렌이라 할 수 있다.          ■ 최태만/미술평론가


  

 
 Floating Light-Blue, 2010, Acrylic, LED Light, 240x340x120cm(H+L+D)

 

    
 Breaking Waves, 2010, Video installation, Dimensions vary

 
 Wave, 2010, Lenticuler, Stainless mirror, 100x215x15cm
 
 


 


[김다인/Kim da in]Head dream 展 2012.8.3~9.3
 ■ Head dream展  김다인   Head dream - Kim da in ■ 2012. 8. 3 ~ 9. 3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은 상황에 놓였을 때에도 자신의 표정을 지우고 훈육된 사회적 표정을 지어야한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개인의 표정이라..
[강미선/Kang mi seon]心心相印展/Understand each other 2012.4
 ■ 心心相印(심심상인)展  강미선  Understand each other - Kang mi seon   ■ 2012. 4. 6 ~ 5. 7        강미선의 <관심(觀心)> : ‘일상의 물상(物像)’-마음을 본다는 것 화병에 꽂힌 가지런한 꽃송이, 장식이 거의 없는 단정한 주발, 거짓..
ARTSHOW BUSAN 2012
    Gallery Form 에서 ARTSHOW BUSAN 2012에 참여합니다.                                        ≫ Plac..
Natural Object By Art展 2012.02.24~03.23
■ Natural Object By Art展 - 강창호, 김정민, 김지문, 손현욱, 임지빈    Natural Object By Art -  Kang chang ho, Kim jeong min, Kim ji moon, Son hyun wook, Im ji bin   ■ 2012. 02. 24 ~ 03. 23   관객의 입장에서 어떠한 작품에서 신선함을 느끼고 생명감을 경..
[최선호/Choi sun ho]화가로 산다는 것展/Living as a artist 20
■ 화가로 산다는 것展 최선호   Living as a artist - Choi sun ho ■ 2011. 11. 11 ~ 12. 10   이번 갤러리폼 초대전 작가 최선호는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였고 이후 뉴욕대에서 유학하였다. 그동안 작가가 현대미술과 아방가르드미술을 접해온 결과물로써 이번 전시..
[박성태/Park sung tae]NET展 2011.9.23- 10.31
■ NET(Narrative, Effect, Trimming)展 박성태 NET(Narrative, Effect, Trimming) - Park sung tae■ 2011. 09. 23 ~ 10. 31    극과 극은 때로 아주 잘 통한다. 나는 지난 3-4년을, 북경에서, 꼬박 박성태 선생과 보냈다. 두 집안 가족들의 왕래는 말할 것도 없고, 숟가락 수도 알 수..
2011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SEOUL
 Gallery Form에서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SEOUL 2011에 참여합니다.   ■ Place  : Grand Hyatt Seoul ■ Period : 2011. 8. 19(FRI) - 21(SUN) ■ Artist : Park, Sung-tae, Lee Moon-ho, Na, In-ju, Park Ja-yong, Jeong Eun-ju       ..
[박진성/Park jin sung]AJUSSI展 2011.6.17- 7.16
■ AJUSSI展 박진성   AJUSSI - Park jin sung ■ 2011. 06. 17 ~ 07. 16    작가 박진성은 한국 사회에 있어서 도시 서민의 자화상을 하나의 캐릭터처럼 전형화하여 보여주면서 삶에 대하여 진솔하게 다가가 볼 수 있도록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 인간 내면의 순수한 감정을 담..
[나인주/Na in ju]Human Drama展 2011.5.13- 6.13
 ■ Human Drama展_나인주   Human Drama - Na in ju   ■ 2011. 05. 13 ~ 06. 13    나인주 작가는 소박한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다. 그녀가 이들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그녀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고단했던 삶 또한 그 속에 들어있고, 때로는 그녀의 형제와 그녀의 모습과도 겹쳐..
Emotional Attitude展 2011.04.01 ~ 04.30
■ Emotional Attitude展 김다인_백지연_천아름   Emotional Attitude - Kim da in, Baik ji youn, Chun a rum   ■ 2011. 04. 01 ~ 04. 30     Emotional attitude는 김다인, 백지연, 천아름 작가 고유의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개인성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이 세 명 작가의 작품은 자..
2011 Hong kong Hotel Art Fair
   Gallery Form에서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Hong Kong 2011에 참여합니다.   ■ Place  : Mandarin Oriental Hotel Hong Kong ■ Period : 2011. 2. 25(금) - 27일(일) ■ Artist : Kim Hyun-Sik, Na In-Ju, Park Sung-Tae, Song Feel      ..
[이두식/Lee doo sik]드로잉展 Drawing 2011. 1. 14 - 2. 13
Margins of Life 이두식 드로잉 전 / Lee doo sik Drawing2011. 1. 14 ~ 2. 13 현대미술은 너무나 어렵고 난해하다.미디어, 설치, 하이테크놀로지들은 고난위도 과정을 요구하며 보여지는 양상 또한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개념은 시대이념과 섞여 이해하기 어려움과 ..
하원_Floating Light展 2010. 9. 11-10. 24
  Floating Light-Red, 2010, Acrylic, Feather, LED Light, 230x420x100cm(H+L+D) 부유하는 빛의 피부와 그 심연 하원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 대칭(symmetry)을 들 수 있다. 그것은 작품에 내재하는 공간과 겉으로 드러난 형태에 있어서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능동적 진화展 active evolution 2010. 7. 30 - 8. 30
  전, 근대적인 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여성 작가들은 작가로서 지위를 획득하기에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여성작가의 존재감과 독창성의 문제는 남성들이 창조해 낸 범주 내에서 재창조해 낸 것에 불과하다는 편견과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해석되어졌다. 그러나 열악한 여성작가 지위는 사회의 현대화와 ..
새로운 시선展 A new attention 2010. 6. 18 - 7. 18
  새로운 시선 이제 사진은 순간이나 사실적 재현과 같은 고전적 속성을 뛰어넘어 미학적 이미지를 반영하고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갤러리 Form이 세번째로 기획한 '새로운 시선'에서는 현실과는 다른 이질적인 풍경을 포토콜라쥬로 전혀 다른 색다른 공간을 연출해 내는 류정민작가와 동화의 나라에..
상상적 형식展 Fancy form 2010. 4. 15 - 5. 15
     그들은 언제나 꿈꾸고 있다.Gallery Form의 두번째 기획전으로 2010년 4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열리는 Fancy Form은 이지혜, 최지만, 헬렌 정 리 작가들의 상상적이고 매력적인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작가는 작품의 조형적 형태와 결과이전에 그들은 수없이 많은 공상과 상상 속..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