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에 담은 시간·공간의 흔적

박은생 갤러리폼서 전시회, 조각 등 12점 내달 11일까지

 
 
조각가 박은생이 여덟 번째 전시회 '흔적'(The Trace)에 내놓은 조각 작품은 4점이다. 철선을 연결해 공간을 만든 뒤 이를 랩으로 둘러싼 작품(사진), 용접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게 수십 개 철판을 이어붙인 다면체 작품 등이다. 이렇듯 그의 작품 중심은 철이다. 그런데 전시회 이름 '흔적'은, 작품 이름 '돌멩이'는 무슨 연유일까.

다음 달 11일까지 전시회가 이어지는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폼(051-747-5301)에서 만난 박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 공간의 느낌이 달라지지요. 이를 단순하게 축약한 형태가 흔적이겠지요. 철은 시간과 공간에 관한 고민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료입니다. 지금까지 철을 많이 가공했으나 이번에는 가공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는 공간이 정체성이라면 시간은 재료가 가지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무의 형태에서 공간을 표현하다 보니 '돌멩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매끈하게 가공하지 않고 소박한 작품에서 그의 말투가 느껴진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각 4점과 함께 드로잉 8점을 내놓았다. 비바람에 산화하면서 녹이 슨 철판에 젖은 닥종이를 얹어 건조시키면서 녹이 자연스럽게 닥종이에 옮겨붙게 만든 작품이다. 물과 종이 녹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렇게 이번에 선보인 작품 12점을 준비하는 데 2년이 걸렸다.

부산 출신으로 동아대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작가 본연의 창작 활동과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며 철에 매달리고 있다.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2015-04-28 국제신문 게재
 
 
링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_print.asp?code=0500&key=20150428.2202219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