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지만 두 눈엔 눈물이…

- 갤러리 폼 박진성 '아저씨'展…서민의 자화상 조각에 담아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아저씨'들이다. 언젠가 주변에서 본 듯한 평범한 인물들, 이마엔 깊게 팬 주름이 있고 웃는 눈 밑으로 잔주름이 자글거린다. 옷으로 가려져 있지만 배도 불룩하게 나왔고 하루 정도 지난 턱수염도 까칠하다. 직업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색이 바랜 그의 신발만 봐도 노동일을 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진성의 '웃음이 난다'.
 
 
그런 아저씨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물을 흘린다. 온 얼굴이 주름으로 일그러지고 가린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비친다. '괜찮다 괜찮다'(작품명)라고 아무리 위로하려 해도 그의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또 다른 인물은 가수처럼 마이크 봉을 들고 노래를 부른다('나의 노래'). 살며시 두 눈을 감고 한껏 멋을 내 보지만 두 눈 가득 고인 눈물은 숨길 수가 없다. 웃고 있거나 울고 있는, 때로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들의 눈가에서는 하나같이 눈물방울이 보인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아버지들을 보는 것 같아 애잔하다.

갤러리 폼(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마련한 박진성 작가의 조각 작품 'AJUSSI(아저씨)' 전은 도시 서민의 자화상을 아저씨라는 캐릭터를 통해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묘사한 인물들은 속옷차림에 담배를 피우는 모습, 노래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심취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 기분좋게 술에 취해 술잔을 들고 있는 모습 등 모두 서민의 삶과 정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이한 점은, 모든 인물들의 시선에 초점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눈을 감고 있거나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지만 사실 어떤 대상을 보고 있지는 않다. 슬며시 감은 눈이나 허공을 응시하는 그 표정은 무엇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망막 앞에 놓여 있는 인생의 무게를 느끼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밖으로 향하는 시선을 안으로 돌려 마음의 응어리나 회한 등 인간내면의 여러 정서를 인물 표정과 몸짓에 담아 그 느낌을 공유하려고 한다.

작가는 "어른이 돼 가면서 점점 감정을 숨기게 된다. 슬프거나 힘들어도 웃는 척 하며 솔직하지 못하게 됐다. 솔직한 나의 내면을 담아보려고 가상의 아저씨를 만들었다. 나는 물론 감상자들도 자신을 투영하면서 같은 감정을 느끼는 순간 서로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갤러리 폼의 신진작가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비슷한 표정과 크기로 일관하고 있어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감상하기에 부족해 보였다.

다음 달 16일까지 전시. (051)747-5301
 
 
                                                                                                                              2011-06-21 게재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