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3인의 '발칙한 상상'

딱 호르르 콩딱!
어릴 때 어머니가 콩 볶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가마솥에다 콩을 볶으면 이런 소리가 나곤 했다. 따닥따닥! 따르르 콩 딱! 소리를 내며 부뚜막 위로 마구 튀곤 했다. 그 고소한 냄새도 어디에 비길 데가 없었다.
갤러리 폼에 가면 콩처럼 톡톡 튀는 발랄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다인, 백지연, 천아름 등 젊은 여성 작가 3인의 작품이다.
 
작품은 작가 자신에 대한 물음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불확실한 자신의 정체성, 불안한 미래, 혼란스러운 세상과의 소통 등 복잡 미묘한 감정적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주제는 다소 무겁지만, 표현은 신선하다.
 
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백지연의 '초상화' 작품으로 작가 자신을 비롯해 친구들의 얼굴을 통해 즉흥적으로 표현되는 감정의 변화를 포착했다. 절규하듯 일그러진 표정이 재미있다. 휘갈긴 듯한 굵고 과감한 선들은 작가의 숨막히고 격정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부리부리한 눈과 벌름거리는 코, 할 말을 못하게 닫혀버린 입을 가진 초상은 작가 자신의 모습인 동시에 외부세계를 보는 사회적 텍스트로 읽힌다.
 
김다인의 '머리'(Head) 연작은 삽화적인 느낌이 강하다. 커다란 머리 뒤에 수없이 붙어 있는 우스꽝스러운 머리와 한 몸통에 여러 개의 머리를 달고 있는 비정상적인 인간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점잖거나 우아하게 행동하지만 이면에는 정치적이고 부도덕하며 비인간적인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의 많은 인간들의 모습"이라 했다. 갤러리 벽면에는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혹은 선택받은 인간 군상의 모습도 보인다. 가볍고 경쾌한 모습의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천아름은 자신과 주변에 대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영 맨'(Young Man) 연작 중 고개를 꺾어 머리카락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사회에 안착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대변한다. 연작은 대부분 꽃으로 된 감옥 속에 사람이 갇혀 있는 모습이다. 사회와의 단절, 소통 부재를 부각시키지만 감싸고 있는 경계는 꽃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소통 부재에 대한 거부의 몸짓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의 심정"이라 했다.
 
▶'Emotional Attitude' 전=30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롯데갤러리움 3층 갤러리 폼.
    051-747-5301
 
                                                                                                                      2011-04-13 게재
 
                                                                                         정달식 기자 do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