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정체성이란… 3인3색 '능동적 진화'展

해운대 갤러리폼 30일까지



 
  류준화의 '비행'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류준화(47) 방인희(35) 박자현(29) 등 참여작가도 모두 여성이다. 여성의 정체성, 나아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3인3색이다.

류준화 작가의 작품에는 모두 검은 머리칼과 무표정한 얼굴의 벌거벗은 소녀가 등장한다. 어린 아이인지 성숙한 여인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 인물이다. 여자아이는 물속을 헤엄치기도 하고 둥둥 떠서 누워있기도 한다. 물에는 붉은 꽃이 피어있다. 꽃이 녹기도 하고 만개하기도 하고 피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다. 작가는 이 소녀를 '바리데기'라고 했다. "공주로 태어났지만 버려지고 그가 온갖 삶의 고난을 거치면서 죽음의 세계까지 들어가 생명을 살리는 꽃과 물을 얻어옵니다. 그것으로 부모를 살리고 자신도 살게 되죠. 하지만 바리데기는 인간세계가 아닌 죽은 자들의 신이 되고자 했습니다. 삶의 한계를 넘어 다른 차원에서 왕이 되고자 했던 모습이 억압받던 여성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박자현의 '비정규직 노동자'(왼쪽)와 방인희의 '존재-모음들'
방인희 작가는 자신이 입던 옷을 그린다. 그린다기 보다는 찍어낸다. 카메라로 옷을 촬영한 다음 프린트해 그 위에 드로잉을 하거나, 천 등으로 판을 딱딱하게 만든 콜라그래피라는 판화로 또다른 이미지를 올린다. 사진과 판화를 합친 셈이다. "저는 입었던 옷, 사람의 형태가 드러나는 옷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 옷에는 사람의 흔적 체취가 남아있죠. 목부분의 얼룩, 끝이 닳아 없어진 소매. 그런 것들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30대의 저 자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자화상처럼."

박자현 작가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얼굴에 우유를 뒤집어쓰고 있는 여성이다. 88만 원 세대의 초상이다. 펜으로 일일이 점을 찍어 대상을 표현하는 것이 기법상의 특징이다. "대학 다니다 휴학하고 취직을 했어요. 서울에 있는 영화소품제작소였는데요.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스케치북 팬 연필을 사서 쉬는 시간에 짬짬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저나 제 친구들 문제예요. 학교 졸업하면 경제적으로도 집에서 눈치봐야 되고. 좌절감 느끼게 되고." 작가는 현재 시간제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전시명 '능동적 진화'. 오는 30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폼. (051)747-5301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입력: 2010.08.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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